우리나라 방송사들은 일년에 2번정도 개편을 한다. 봄, 가을에 주로하지만 해마다 2번씩 하지는 않는다.
개편이라는 것이 새로운 프로그램이 생기고 없어져야할 프로그램들은 없어져서 좋다고도 말할수 있지만 실상 개편의 의미는 크게 진행자교체나 프로그램의 신설-폐지 등 여러가지가 있다.
그래서 간혹 토크쇼나 리얼버라이어티에보면 '이제 개편이 다가오니 시청률을 올려야 한다' 혹은 ' 개편이 있으니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서 원래 잘 출연 안하는데 나왔다' 등의 사례를 볼수 있다.
시청률... 어찌보면 시청률은 방송사와 광고주 사이에 중요한 잣대일수 있다. 흔히 말하는 황금시간대라 할수 있는 평일 오후 8시 ~오후 11시 와 주말 오후 5시~ 오후 11시의 광고료는 상당한 액수에 이른다는 것은 거짓말 조금 더 보태서 아마도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시청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시청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알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시청률에 대한 기사가 매주 나온다. 특히 황금시간대에 나오는 프로그램들에 대해서는 더더욱 자세히나오고 빈번하게 기사거리로 나온다. 사실 시청률이 시청자에게 가져다 주는 의미가 있는 것일까??
얼마전 미디어법이 국회를 통과하여 현재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데 미디어법의 골자는 다양한 프로그램 제작 및 채널선택권의 증가와 방송제작 환경 개선이라고 한다. 지금도 보통 공중파 방송은 kbs 1-2, mbc, sbs, ebs를 기본으로 obs까지 5~6개정도의 기본채널과 tvn, olive, mbc-espn, every1, game, kbs-drama, ongamenet, mnet 등등 케이블이나 위성방송을 시청한다면 채널수는 무지막지하게 늘어난다. 그리고 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터넷이 활성화 됨에 따라 TV가 없더라도 원하는 방송들을 볼수 있으며 지금은 IPTV까지 나와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채널간 시청률다툼은 치열할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청률 다툼으로 인해서 계속 되었어야 할 프로그램들이 너무나도 많이 사라지고 있다. 농촌생활의 이야기를 방송했던 '전원일기', 많은 스타들의 등용문이자 많은 방송작가의 등용문이 되었던 '베스트극장', 한국으로 시집온 외국여성들의 가족을 찾아가 한국가족들과 만나게 해주었던 '사돈 처음 뵙겠습니다' , 학생들의 아침챙겨주기와 외국에 빼앗긴 보물을 찾아오기 위해서 힘썼던 '느낌표', 주말마다 영화를 보게 해주었던 '주말의 명화'-'토요명화'...
폐지된 프로그램들중 우리나라 방송사나 사회적으로 큰 획을 긋거나 방송업계가 발전하는데 상당히 공헌한 프로그램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지상주의에 의해서 많은 프로그램들이 희생되었다.
사실 많은 프로그램들이 신설되었다가 폐지되고 있으며 중소 방송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이 늘어나면서 어쩌면 시청률은 벼슬과도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당연한 결과일수 있으나 이러한 시청률 지상주의에 의해서 시청자와의 약속을 깨버리거나 졸속으로 종영해버려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요즘 드라마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속의 코너는 시청률에 의해서 제작의도나 사회에 미치는영향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채 폐지되거나 조기종영을 하기 일쑤다.
예를 들어 모 방송사에서 16부작으로 만든 드라마가 있다고 가정했을경우 시청률이 2~30%를 넘게 되면 연장방송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10%이하의 시청률이 나오면 조기종영이니 폐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고 한두달 뒤면 4회 연장방송 혹은 4회앞당겨 종영 혹은 폐지 등의 기사가 봇물처럼 쏟아진다.
사실 버라이어티나 토크쇼의 경우에는 프로그램이 단발성이 많으므로 내용이 다음회와 이어지지 않지만 드라마의 경우에는 이야기 전개를 하는 과정에 있어서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얼마전 종영되었던 '2009 외인구단'은 마지막에 다다랏을 때 상당히 실망스러운 이야기 전개가 이어졌었다. 그리고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시청자들의 성토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방송사가 시청률에 의해서 조기종영이나 폐지는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이며 조기종영이나 폐지에 의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들이 가지고갈 몫이 되어버린다.
사실 현재 리얼버라이어티의 시초격이라 할수 있는 양심냉장고와 느낌표, 무한도전은 공익성과 재미를 한꺼번에 잡은 경우라 할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수 있다. 개인적으로 무한도전처럼 공공성과 재미를 한꺼번에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은 무한도전, 1박2일 등 그다지 많지 않음을 알수 있다. 물론 재미와 공익성을 다 잡을수 있다면 금상첨화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공익성을 추구하다보면 프로그램이 재미가 없어지고 재미를 추구하다보면 공익성이 반감되는 것은 어쩔수 없는 상관관계일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TV에서 재미있는 것만 쫓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교양이나 다큐멘터리위주의 방송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고, 난 둘다~ 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방송사에서는 어느 한 시청자라도 소홀히 할수 없으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집중 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 산물은 더욱더 자극적이고 위험하고 선정적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예전 모 프로그램에서 90년대 후반을 주름잡던 아이돌 그룹의 한 멤버가 나와서 염색을 한 머리엔 방송나가기 전에 헤어스프레이를 이용해서 머리를 검게 하거나 두건을 써서 염색된 머리를 보이지 않도록 하게 했으며 배꼽노출이나 어깨노출도 상당히 민감하게 대응했었다고 말을 했다. 하지만 요즘은 방송에서 불륜은 기본이 되어 있으며 여기에 속옷과 같은 옷을 입고 나와서 춤추고 노래를 부르는 것은 그냥 일상화 되어버린것이 사실이다.
그 누군가는 시대가 이렇게 변했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을 하겠지만 이렇게 된것은 방송가도 한몫을 했다고 생각이 든다.
현재의 시청률지상주의가 계속되고 점점 더 자극적인 방송이 판을 치고 소수의 시청자를 우롱하는 방송의 행태가 계속된다면 아마 세상은 더욱더 혼탁해 질것이며 그러한 피해는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것이며 악순환의 연속이 될것이다.
방송사와 제작사는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을 방송환경을 만들어주기를 바라며 더이상의 자극적인 방송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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